당뇨병 환자 15% 겪는 '발궤양'...자칫하면 다리 절단해야 한다.

이수현 기자 승인 2020.06.08 15:02 의견 0

2015년 대한당뇨발학회는 매달 8일을 '당뇨발의 날'로 지정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매달 8일을 '당뇨발의 날'로 지정했다. 질환과 관련된 OO날이 다소 상투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실제로 당뇨인들이 발궤양으로 겪는 어려움은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실제로 당뇨병 환자의 약 15%는 일생에 한 번 이상 발 궤양을 겪게 된다. 이 중 1~3%는 궤양으로 인해 다리를 절단하게 된다. 이처럼 당뇨병 환자의 발에 생기는 모든 문제를 당뇨병성 족부병증이라고한다.

당뇨병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 원인의 약 40%가 이 당뇨병성 족부병증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당뇨병성 발 궤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지난해 약 1만5000명이었으며, 2017년부터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당뇨병이라는 질병은 익숙해도, 당뇨병성 족부병증은 우리에게 그리 익숙한 질병은 아니다. 이 병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우선 발 궤양 및 절단의 주요 원인은 당뇨병성 신경병증, 말초동맥질환이다. 이 중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제1형 당뇨병과 제2형 당뇨병 모두에서 평생 동안 유병률이 60%에 이르는 가장 흔한 당뇨병 합병증이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당뇨병 환자에서 발생하는 만성 미세혈관 합병증으로, 신경이 손상되어 발생하며 말초신경병증, 자율신경병증, 국소신경병증, 당뇨병성 근위축증으로 나타난다.

이 질병의 증상은 어떨까? 크게 '아프다' '감각이 이상하다' '화끈거린다' '시린다' '전기가 오는 것 같다' '칼로 자르는 듯하다' '쥐어짜는 듯하다' 등으로 표현되는 '통증이 있는 증상(positive symptoms)'과 '저린감' '무감각' '쥐가 남' 등으로 표현되는 '통증이 없는 증상(negative symptoms)'으로 나뉜다.

이 질병은 환자의 근육 기능, 발목 감각, 나아가 자동차 엑셀 페달 조절 능력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즉, 환자의 운전 능력을 저하시키는 등 일상 생활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사망률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더 큰 문제는 이 질환에 대한 환자의 인식도 자체가 낮아, 조기진단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2018년 당뇨병성 신경병증 연구회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 70% 이상이 당뇨병성 신경병증과 발 관리에 대한 교육을 받았으나,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는 환자는 12.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에 대한 환자 인지도와 관련된 연구를 한 박태선 전북대 내분비내과 교수(당뇨병성 신경병증 소연구회 회장)는 이런 조언을 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으로 인한 족부병증의 심각성에 비해, 환자들의 질환 인지율과 치료율은 턱없이 낮다. 특히, 학회 차원에서 당뇨 환자의 발 건강에 있어 당뇨병성 신경병증성 통증 관리가 중요함을 인지할 수 있도록 '발'과 발음이 비슷한 8일을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발견의 날'로 지정했다. 당뇨병 환자들은 발 관련 증상이 없어도 매달 발 건강을 점검하고, 꾸준히 병원에 내원해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무엇보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성 통증은 항경련제 등의 약물 치료를 통해 적극적인 통증 치료가 중요하다."

박 교수의 말대로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주로 통증을 낮춰, 환자의 삶의 질 개선을 목표로 한다.

우선 신경병증의 원인에 대한 혈당조절, 위험요소 관리 및 병인론적 치료, 환자의 통증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 치료 등으로 이뤄진다. 이를 통해 통증 및 증상을 완화해 환자 삶의 질을 개선하고, 사지 손상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막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통증을 동반하는 대부분의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들은 약물 치료가 필요한데, 항산화제인 알파지방산, 감마리놀렌산제, 혈관확장제, 벤포티아민, 알도스환원효소억제제, 삼환계항우울제, 항경련제, 선택적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억제제(SNRI) 등의 약물이 사용된다.

계통 약물 중 하나인 리리카(프레가발린)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성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평균 통증 점수 및 평균 수면 장애 점수의 유의한 개선을 입증한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다. 실제 당뇨병성 신경병증성 통증 환자 14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리리카는 투여 1주차부터 위약 대비 유의한 통증 감소 효과를 보였다. 또한 위약 대비 평균 통증 점수를 1.47점 감소시켰으며, 평균 수면 장애 점수를 1.54점 개선했다. 뿐만 아니라 삶의 질 척도를 가리키는 SF-36 건강 설문 측정 결과, 연구 종료 시점의 신체 통증, 정신 건강, 활력 모두 리리카 투여군이 위약군 대비 유의한 개선을 나타냈다.

2011년 발표된 미국신경과학회(AAN)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리리카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성 통증 치료제 중 유일하게 최고 등급인 'Level A'를 받았다. 리리카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성 통증뿐만 아니라, 암, 뇌졸중, 대상포진, 척추 손상 등과 같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한 신경병증성 통증의 치료, 뇌전증(간질), 섬유근육통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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