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식지 않는 청년들의 뜨거운 온기

윌케어SC보건의료봉사단 메디페어, 어르신 생활·건강지원 키트 제작...2년간 도와왔던 어르신 포기할 수 없어

김대한 기자 승인 2020.10.17 16:25 | 최종 수정 2020.10.28 12:31 의견 0

9월에 비해 훅 싸늘해진 기온처럼 좀처럼 가실 생각 않는 코로나로 경제와 마음이 나날이 시려가던 10월의 한 토요일 이른 오후, 서초의 한 건물로 수십 명의 청년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발갛게 상기한 앳된 얼굴로 프랜차이즈협회 강당으로 모인 청년들은 누가 봐도 대학생 즈음으로 보였다.

주말에는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꿀맛 같은 늦잠을 자며 소위 ‘방콕’을 즐길 것 같은 청년들이 프랜차이즈협회 강당에 왜 모였을까?

북적북적해진 강당 앞으로 몇 명의 사람들이 나와 인사하며 편지 쓰는 법, 물품키트 구성, 제작 방법 등을 활기찬 목소리로 설명하기 시작하자 소란스럽던 분위기가 사라지며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저마다의 필기구로 색색 편지지에 글을 적기 시작했다. 글씨 모양은 모두 달랐지만, 하나같이 ‘안녕하세요 어르신,’으로 시작하는 편지였다.

편지를 다 쓴 청년들은 키트에 율무차,마스크,파스 등을 넣었다.그 중 눈에 띄는 것은 요일이 적힌 길다란 통이었다. 이게 뭐냐고 물어보니,어르신을 위한 약통이라고 답이 돌아왔다.

 


6개월 넘게 계속된 코로나 사태에서 한결같이 어르신의 건강을 위해 봉사해온 청년들이 있다. 바로 비영리단체 윌케어SC의 보건의료봉사 프로젝트 봉사단인 메디페어다.

서울지역의 의대, 한의대, 간호대, 약학대 등의 보건의료학과 뿐 아니라 사회복지, 경영, 공학과 등의 가지각색 전공의 청년들이 모인 이 단체는 벌써 반년이 넘는 코로나 기간 동안 독거어르신에 대한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본래 코로나 전에는 매주 토요일마다 어르신 댁에 방문하며 건강체크와 복지자원 연계,생필품 지원과 함께 노인 고독사 방지, 치매 예방을 주로 진행하였으나,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가 닥쳐오자 방문 봉사는커녕 복지관 출입까지 할 수 없게 되었다.

초기에는 처음 겪는 이 상황에서 돌보던 어르신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을 때마다 발만 동동 굴렀지만, 결국 4월부터 긴급 구호키트를 만들고 어르신께 전달하는 봉사를 시작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수십 명의 단원들이 의기투합했다. 의료인 선배들의 전문적인 조언을 바탕으로 방역수칙을 만드는 한편 소속된 윌케어SC의 멘토단에 도움을 청했다.

이번에 봉사 공간을 마련해준 한국프랜차이즈산업신문의 이진창 대표도 힘써 지원해주는 멘토 중 하나다.

 

그렇게 코로나 중 가능한 대로 20번이 넘는 봉사를 진행하면서 천여개에 가까운 구호키트를 만들었다.

마스크가 한창 품절대란일 때는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식료품이 부족하다는 소식이 들릴 때는 죽과 반찬, 통조림을 넣어 꾸렸다.

심지어 매번 같은 물품이 아닌,매주 어르신의 몸과 마음을 치료하는 물품을 넣으며 종류를 바꾸곤 했다.

매주마다 정성스레 쓴 손편지도 넣었다. 물품도 중요하지만 어르신을 생각하는 마음이 닿았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이런 키트들은 어르신 뿐 아니라 지하철 노동자분들에게도 드리곤 했다.

이들은 지금까지도 매주 토요일마다 모여 어르신께 드릴 물품과 컨텐츠를 고민한다.

냄비받침,카네이션,추석 편지,비누, 약통 등 어르신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드리려고 고심하고 또 고심한다.

그렇게 한땀한땀 완성한 키트와 편지를 들고 매주마다 기다리시는 어르신을 향해 용산구로, 동작구로 걸음을 옮긴다.

 

메디페어 송영현 대표와 박서경 부대표는 “코로나라는 상황에도 유대를 쌓았던 어르신과 계속 인연을 이어갈 수 있게 되어 기쁘고, 어려운 시국에 이렇게나마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봉사 진행이 쉽지 않은데 그 때마다 도움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지속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그러한 도움에 보답하는 활동을 전개해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장소를 협찬해준 한국프랜차이즈산업신문 이진창 대표이사는 “청년들의 봉사활동에 참으로 고마움을 느낀다. 그들이 하는 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어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에서 소외되어 자칫 위험해질 수 있는 어르신을 처음부터 지금까지 돌봐온 일상의 작은 영웅들, 메디페어 청년들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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